“UNFOLD” – FUJIFILM GFX100 II으로 촬영하는 액션 사진
후지필름에서 전화를 통해 새로운 GFX100 II를 테스트해달라고 했을 때, 마치 꿈이 이루어진 것 같았습니다. 사진가인 저에게는 모든 프로젝트를 스스로 계획하고 설계한 다음, 후지필름의 최첨단 장비로 촬영할 수 있는, 실로 흥미로운 기회였습니다.
브레인스토밍으로 상당한 시간을 보낸 후, 여러 가지 이유로 두세 가지 아이디어를 폐기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창작의 과정을 통해 마침내 웨이크보드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조각상을 하나 만들고 웨이크보드 선수가 그 위를 뛰어넘게 하려고 했습니다. 그 자체만으로도 상당히 멋진 장면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프로젝트를 서사로 뒷받침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고려해야 할 점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어떤 선수를 참여시켜야 하고, 그 선수의 사연은 무엇일까요? 어떤 조각상을 뛰어넘어야 하고, 어떤 스토리를 전달해야 할까요?
저는 우연히 촬영장에서 우리 시대 최고의 웨이크보드 선수인 Pedro Caldas를 만났습니다. 우리는 바로 의기투합했고, 제가 아이디어를 이야기하자마자 Pedro 선수가 관심을 보였습니다. Pedro의 삶은 어린 시절부터 웨이크보드로 가득 차 있었고, Pedro 선수는 자신의 스포츠와 커뮤니티를 지원하는 것을 무엇보다도 큰 보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웨이크보딩은 틈새를 노려 자리 잡은 스포츠이기 때문에 이런 시각적 프로젝트가 소셜 미디어에 홍보하고 사람들의 흥미를 이끌어내는 데 놀라울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Pedro 선수가 참여한 뒤로, 저는 디테일을 구상하고 프로젝트에 뛰어들었습니다. 그다음 단계는 오랜 친구, 바로 예술가이자 디자이너인 Lilo Krebernik에게 연락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Lilo는 즉시 열정적으로 응답하며 ‘오리가미’에 대한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오리가미’는 일본의 종이접기 기법인데, 후지필름이 일본 기업이기 때문에 꼭 맞는 소재였습니다. 게다가 Pedro는 일본에 여자친구와 여러 친구를 두고 있어서 인맥도 탄탄했습니다.
일본 전설에 따르면, 종이학 1,000개를 접는 사람은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더더욱 종이학이 이 프로젝트를 나타내는 상징으로 적합했습니다. 어떤 관점에서 보면 이 테마는 우리에게도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종이학의 날개와 형태가 램프에 딱 맞을 것 같았습니다. 게다가 하늘을 나는 행위의 상징성은 웨이크보딩에서 기초적인 부분입니다.
종이학을 접을 때는 속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창의적-심미적 측면과 종이를 접고 펼치는 재미가 중요합니다. 그래서 프로젝트 제목인 “Unfold”는 선수, 사진가, 협업의 결과를 하나의 이미지에 펼쳐놓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제 사진 스타일의 특징이자, 제가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중요하게 여기는 점이기도 합니다.
프로젝트 촬영에는 빈에 있는 사유 시설에서 세계에서 가장 작은 웨이크보드 리프트를 사용하였습니다. Lilo Krebernik이 우리의 수영하는 학을 디자인했고, Flo Schertler가 제작을 담당했습니다.
무언가 잘못되었을 때 대응하고 시간적 여유를 두기 위해 촬영은 이틀로 계획했습니다. 액션과 자유 스포츠가 이루어지는 곳에서는 언제든 예상치 못한 일이 생길 수 있고, 계획이 그대로 유지되는 법은 없습니다. 이 업계에서는 유연하지 않으면 오래 버틸 수 없습니다.
우리가 모든 것을 꾸미고 조명을 설치한 후, Pedro가 웨이크보드 리프트를 테스트했고 저는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런데 종이학이 갑자기 뒤집혀서 호수 아래로 가라앉았습니다.
종이학이 물에 푹 빠져서 더 이상 움직일 수도 없었고, 그렇다고 다시 빠르게 준비할 수도 없었습니다. 즉, 첫날 촬영은 그것으로 끝났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최선을 다해서 두 번째 날 촬영을 지켜내야 했습니다.
결국, Flo와 Lilo가 수중에서 종이학을 해체했고 밤 늦은 시간에 하나씩 건져냈습니다.
다음 날 이른 아침에 우리는 다시 한번 모든 준비를 마치고 테스트를 시작했습니다. Pedro는 편안한 마음으로 촬영에 임했고 멋진 트릭을 몇 가지 보여주었습니다.
후지필름 GFX100 II의 오토포커스는 매우 잘 작동했고, 프레임률도 충분히 고속 액션을 따라갈 수 있었습니다. 이 제품이 중형 카메라인 걸 고려하면 놀라운 성과입니다. 정말로 스포츠용 카메라 바디의 느낌이 났습니다.
문제는 이 카메라가 밤에 어떤 성능을 보여줄지였습니다. 이는 카메라와 오토포커스에 관련된 최고의 테스트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촬영하고자 하는 트릭 목록을 몇 가지 작성했고, 연막탄을 사용하여 추가적인 효과를 더하고 칠흙처럼 어두운 야간 장면에 공간감과 입체감을 부여했습니다.
Pedro는 완벽한 액션을 보여주었고, 카메라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모든 장면이 예술이었습니다. 그날 밤 프로덕션 환경은 엄청나게 까다로웠습니다. 어두웠고, 비가 오고 추운 데다, 빠른 움직임을 촬영해야 하는 데다 플래시까지 사용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시계처럼 착착 맞아떨어졌고 촬영 세션이 끝날 때쯤에는 우리가 원한 모든 액션 장면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저에게 카메라는 도구이기 때문에 여러 요소를 견딜 수 있어야 합니다. 전 세계를 돌며 온갖 환경에서 작동하고, 어떤 상황에서든 신뢰할 수 있는 카메라여야 합니다. 특히, 단 한 번의 기회만 있는 액션을 촬영하는 경우가 많기에 이런 신뢰가 중요합니다. 모든 것이 딱 맞아떨어져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촬영은 물보라가 치는 가운데 어둠 속에서 빠른 움직임을 포착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의도한 그대로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고, 이미지 화질은 그저 놀라울 정도였습니다.
후지필름의 빠른 고정 초점 길이 렌즈 덕분에 정말로 멋진 장면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상업적으로 사용할 좋은 품질의 이미지를 촬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빠른 반응이 필요한 다큐멘터리에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모든 모델에서 핸들링과 손으로 느끼는 감각이 동일해서 어떤 모델을 사용하든 바로 적응할 수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도 다른 여러 프로젝트와 마찬가지로, 촬영 팀의 온전한 헌신이 있어야 실현이 가능했고 카메라가 정말로 중요한 순간에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것이 중요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