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FX100S로 야생 동물을 담다.
저는 26세에 사진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회사에서 사무직으로 근무 하였습니다. 3년 동안 에어컨이 나오는 방에서 일하고 나서, 제가 있어야 할 곳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방 밖을 나가 신선한 공기와 퍼붓는 비, 더운 날씨가 있는 곳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카메라가 어떻게 작동되는지 배우면서, 뷰 파인더를 통해 재현되는 장면을 보면 행복한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이 장면은 그 뒤에 숨은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재미있고 아름다운 장면, 많은 사람의 삶, 행복한 미소 그리고 슬픈 얼굴까지.
그 후 사진은 제 인생을 바꾸었습니다. 저는 거리에서 살면서 숨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여러 가지 사건을 목격하기로 했습니다. 슬픈 이야기가 있었고, 행복한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저는 사전 저널리스트이자 시각적 스토리텔러가 되기로 했습니다.
몇 년 전에는 풀프레임 카메라를 사용했습니다. 풀프레임 카메라는 사진을 완성되었을 때, 자세한 디테일이 필요한 부분에서 단점이 여러 개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요구 사항에 따라 사진을 다른 포맷으로 잘라야 했지만, 중형 카메라인 GFX100S는 유리했습니다.
품질을 낮추지 않고 포맷을 유연하게 바꿀 수 있었습니다. 라지포맷 센서는 모든 섬세한 디테일을 담기에 좋았습니다. 특히, 잘라야 할 때 탁월했죠.
라지포맷 센서로 촬영한 사진 덕분에 다른 포맷의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별도의 포맷으로 표현 할 필요가 없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인물 사진은 디테일, 채도, 선명도를 그대로 살린 채 풍경 사진이나 16:9 포맷으로 자를 수 있습니다.
GFX100S로 한계가 정해지지 않은 최상의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저는 촬영된 이미지에 반해서 중형 카메라를 선택했습니다. 디테일이 그대로 살아 있죠. 중형 사진의 입체감은 마치 3차원으로 사진을 재현한 것과 같습니다. 완벽한 시각적 이미지로 제가 전달하고 싶은 야생 동물의 이야기를 위해 중형 카메라를 가져왔습니다.
아날로그 중형 카메라는 느리고, 야외 촬영이 어렵기로 유명합니다. 순발력이 필요한 빠른 움직임에는 적합하지 않죠.
하지만 안정적으로 휴대할 수 있는 소형 디자인의 GFX100S가 존재합니다. 다른 카메라와 다를 바 없이 쉽게 휴대할 수 있습니다. 중형 카메라는 느리다는 고루한 편견은 GFX100S와 함께 사라졌습니다.
GFX100S를 들고 보르네오섬 열대 우림에서 오랑우탄 사진을 찍으러 왔습니다. 오랑우탄은 인도네시아 보르네오섬과 수마트라섬에만 서식합니다.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산림이 급속도로 파괴되고 있어서 살기 좋은 서식지는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탄중푸팅 국립공원도 그중 하나입니다.
2004년에 보르네오섬의 오랑우탄 개체 수는 57,000마리에 달했지만, 2020년에는 감소한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탄중푸팅 국립공원을 비롯한 보르네오섬은 여전히 멋진 열대 우림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2021년에 COVID-19 팬데믹이 휩쓰는 동안 기지 4개 중 탄중 하라판과 폰독 탕귀, 이렇게 2개만 문을 열었고 나머지 불루 강과 캠프 리키는 아직 운영을 중단한 상태입니다.
산림 중간에 있는 탄중 하라판 캠프로 들어가는 동안 갑자기 나무에 매달린 오랑우탄 몇 마리가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잠시 걸음을 멈추었습니다. 그중 몇 마리는 뒤에서 나무를 타며 가까이 쫓아왔습니다. 돌연 젊은 오랑우탄이 나무 뒤에서 나타나 다가왔습니다.
오랑우탄은 제 길을 막아섰고, 친근한 표정을 하기는 했지만 움직임은 박력이 있고, 대담했습니다. 가이드는 여기가 자신의 영토라는 것을 알리는 것뿐이라며 아무 말도 말라고 했습니다
가이드의 말대로, 얼마 지나지 않아 오랑우탄은 우리가 건너려던 길에 서서 다리를 벌리고 여기저기 오줌을 묻혔습니다. 자신의 영토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 오랑우탄은 오줌을 묻히고 나서 다른 오랑우탄에게 떠나라는 손짓을 보냈습니다. 다른 오랑우탄은 나무를 타고 숲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자신의 영토를 알리기 위해 오줌을 묻힌 오랑우탄은 용기가 있고 건강한 동물입니다. 자유롭게 자신의 의지를 표현했죠. 일반적으로 스트레스와 압박을 받는 동물은 불안에 시달립니다. 세계 각지의 동물원에서 열리는 서커스를 보면 알 수 있죠. 조련사의 지시가 있어야만 움직입니다.
우리는 사육 지역으로 들어갔습니다. 앞에는 산림 관리인이 옥수수와 참마를 쏟아놓는 거대한 나무 탁자가 있었습니다. 잠시 후 오랑우탄 몇 마리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그중 몇 마리는 새끼도 데려왔습니다. 새끼를 데려온 어미 오랑우탄은 4마리가 넘었습니다. 우리 가이드 아둣은 평소와는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상황은 자주 벌어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1년 반 이상 지속된 팬데믹 속에서 사람들의 방문이 줄어들자 많은 오랑우탄이 새끼를 뱄고 낳았습니다. 조용한 환경에서 편안함을 느꼈다는 뜻입니다. 그때 보았던 새끼들은 태어난 지 3~6개월이었습니다. 오랑우탄도 인간처럼 수태 기간이 9개월입니다.
탄중푸팅 국립공원에서 여러 가지 흥미로운 장면을 보았지만, 새끼를 데려온 오랑우탄의 움직임을 관찰하기로 했습니다. 새끼를 데리고 나무를 타는 오랑우탄 뒤를 따라갔습니다. 새끼에게 먹이를 먹일 때도 따라갔습니다. 나무 타는 오랑우탄 뒤를 따라다니면서 어미와 새끼의 관계가 얼마나 돈독한지 알 수 있었습니다. 어디를 가든 항상 팔에 끼거나, 몸에 묶어서 새끼를 데려갔습니다. 얼마나 경이로운 장면인지 모릅니다. 새끼를 향한 어미의 깊은 애정이 엿보이는 광경이었습니다.
저는 사랑을 담고, 어미와 새끼의 친밀한 유대를 담으려고 이곳에 왔습니다. 국가에서 보호하는 국립공원의 숲에서 얼마나 행복하게 살고 있는지 담기 위해서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