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NS STORIES: Charlene Winfred x XF33mmF1.4 R LM WR

2021.09.03

THE XF33mmF1.4: 전설의 재림

신제품 XF33mmF1.4 R LM WR 출시 소식을 듣고 7월의 크리스마스가 진짜 존재한다는 말을 들은 기분이었습니다.

기대감도 있었습니다. 그동안 많은 논란이 되고 오랫동안 기다렸던 XF35mmF1.4의 후속 제품이었기 때문입니다. XF35mmF1.4는 많은 사랑을 받은 오리지널 렌즈입니다. 그리고 X 시리즈 APS-C 바디에 50mm의 본격적인 화각을 갖춘 렌즈가 등장한 것입니다.

다들 조바심을 냈습니다. 이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나서 그 렌즈를 ‘당장’이라도 영접하고 싶었습니다. 영겁과도 같은 기다림이었습니다. 크리스마스트리 아래 선물이 있다는 걸 알고도 “지금이라도 당장” 열어 보고 싶은 그 마음과도 비슷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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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new XF33mmF1.4 on the X-Pro3

하지만 약간의 불안도 있었습니다. 오리지널 XF35mmF1.4는 10여 년간 전설처럼 내려온 신화가 있습니다. 물건이 아니라, “마법과 같은,” “혼이 담긴,” “특제 소스”처럼 경험을 나타내는 말로 설명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이 새로운 XF33mmF1.4가 좋은 렌즈라는 데는 의심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과연 전설적 존재에 대한 기대를 충족할 수 있을지 궁금했죠.

오리지널 XF35mmF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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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baby, the XF35mmF1.4 on the X-Pro2

저는 2012년에 X-Pro1과 함께 구매한 클래식한 XF35mmF1.4를 10년째 사용하고 있습니다. 벌써 여러 해 동안 이 렌즈 외에 다른 렌즈는 구매하지 않았습니다. 그 이후로 X-Pro2, X-Pro3에도 동일한 렌즈를 사용했습니다. 이 렌즈는 지금껏 사용한 그 어떤 렌즈보다도 친숙한 렌즈죠. 사용한 지 오래되었고, 나름 가혹한 취급도 당했습니다! 자동 초점도 잘 잡히지 않습니다… 때로는 전혀 작동하지 않기도 합니다. 아무 때나 플래시가 터집니다. 초점과 조리개 링이 수시로 끼고, 조각 나서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도 ‘아직’ 사용하는 데 지장은 없습니다. 제 XF35mmF1.4 렌즈는 다양한 경험을 저와 함께 했죠

  • 새로운 XF33mmF1.4

이제 새로운 33mm는 전설을 대신해야 합니다. 그 둘은 어떤 점이 다를까요?

저는 거리 사진가입니다. 수년 동안 정기적으로 뮤직 페스티벌, 구호단체의 현장, 결혼식 사진을 찍고, 가끔 인물 사진 의뢰를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첫 카메라를 손에 쥔 그날부터 제 마음은 거리를 향했습니다. 사진가로서 제 경력은 대부분 거리 사진가로서 쌓은 것입니다. 저는 대개 움직이는 피사체에 카메라를 향하고 분주하게 사방으로 움직이며 촬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오토포커스 성능이 우수한 빠른 렌즈를 선호하고, 약간의 험한 취급도 견딜 수 있는 작은 렌즈면 더욱 좋습니다. 이전의 오리지널 XF35mmF1.4 렌즈는 이런 특성을 모두 갖추었지만, 오토포커스 기능은 부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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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F33mmF1.4 on the X-Pro3

드디어 XF33mmF1.4를 손에 넣었을 때(한여름의 크리스마스였죠!) 이런 기능이 돋보였습니다.

1. 방진방습 — 말이 필요 없습니다. 언제나 있으면 좋은 기능입니다. 특히, 폭우가 자주 내리는 싱가포르에서는요. 빗속에서 촬영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솔직히 폭우 속에서 방진방습 성능의 장비, 우산, 우비를 비롯한 물을 막을 수 있는 도구 없이 촬영할 때는 심장이 두근 반, 세근 반 뜁니다. 저는 괜찮지만 전자 장비는 싱가포르의 폭우를 오래도록 견디기 어렵습니다.

2. 초고속 오토포커스 — 새로운 XF33mmF1.4는 리니어 모터가 내장되어 있는데, 순식간으로 느껴질 정도로 빠릅니다. 다양한 조명 조건 그리고 움직이는 버스, 기차, 자동차 등, 온갖 것을 카메라로 가리켜도 절대 놓치는 법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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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F33mmF1.4 on the X-Pro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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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F33mmF1.4 on the X-Pro3

4. 보케 — 이 렌즈의 보케는 ‘군침이 돌 정도’입니다. 인 포커스부터 아웃 포커스 영역까지 아름답고 부드럽게 변하는 색은 마치 음유 시인이 노래하는 것처럼 감미롭습니다 (그들이 카메라 마니아 라면 노래를 부리지 않고는 못 배길 겁니다). 침 흘릴 준비를 하세요. 아주 뚝뚝 떨어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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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 & bokeh. XF33mmF1.4 on the X-Pro3

물론, 후지논 렌즈에 기대하는 수준의 화질도 완벽합니다. 환상적인 콘트라스트와 색 표현을 보여주는 데다 톤 그라데이션도 우수합니다. 작업을 위한 선명도가 언제나 충분했기 때문에 선명도에 대해서는 걱정해 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처음으로 포스트 프로덕션에서 이미지의 초점이 잡힌 선명한 부분에서 눈을 뗄 수 없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보케까지 있으면… 그저 황홀할 뿐입니다.

촬영에서 주로 사용하는 렌즈는 오래된 단 렌즈입니다 (WR이 유행하기 전). 새로운 XF33mmF1.4 렌즈의 오토포커스 기능이 보여주는 우수한 반응성, 속도, 정확도를 본 후부터 더는 뒤를 돌아보지 않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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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in to train. XF33mmF1.4 on the X-Pro3

이 렌즈를 사용하고 몇 주 간 온갖 것을 찍었습니다. 아이, 강아지, 움직이는 전철, 버스, 자동차 등을 찍으며 빠른 움직임, 반사, 직사광선 등으로 오토포커스 기능을 무너뜨려 보려고 했습니다. 결국 실패했죠. X-Pro3에 XF33mmF1.4 렌즈를 장착한 후로는 한 번도 초점을 놓친 적이 없습니다. 장인은 장비 탓을 하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장비는 완벽했죠.

이 렌즈는 오리지널 XF35mmF1.4보다 다소 크고 무겁습니다. 하지만 사용할 때는 전혀 그런 점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X-Pro3에서 밸런스 있게 장착되고, 길고 견고해진 경통 덕분에 손에 쥐고 작동하기에 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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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XF33mmF1.4는 결점이 하나도 없는, 지금껏 기다려온 완벽한 50mm(35mm 환산) 렌즈입니다. 전설적인 XF35mm의 계보를 잇는 제품답습니다.

참고: 이 글에서는 XF35mmF2는 다루지 않았습니다. 다른 렌즈와 비교할 수 있을 만큼 자주 사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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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F33mmF1.4 on the X-Pro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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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F33mmF1.4 on the X-Pro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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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F33mmF1.4 on the X-Pro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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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F33mmF1.4 on the X-Pro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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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F33mmF1.4 on the X-Pro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