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을수록 좋다는 말이 있습니다. 필요한 것이 많지는 않지만, 빼놓으면 안 되는 것만큼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니까요.
후지필름에서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프로젝트를 제안했을 때 저는 소식을 듣자마자 얼른 달려들었습니다. 간단히 말해 이 카메라는 제가 그간 추구하던 원칙과 완벽하게 어울렸거든요.
Fujifilm X-E4가 바로 이 원칙을 나타내는 완벽한 카메라예요.
X-E4는 하나의 간결한 예술작품과 같습니다. 특징이 뚜렷한 미니멀리즘 디자인인데도 다루기 무척 편안하고 안정적이거든요. X-E4는 디테일 하나하나 모두 미니멀하게 디자인해 필수적인 요건에 맞춘 덕분에 제가 꿈꾸던 사진을 모두 두 손에 잡을 수 있게 해줍니다.
푸드 사진가로서 미니멀리즘을 구현하기 어려울 때가 종종 있습니다.
푸드 사진가는 작업 성격상 고객의 엄격한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온갖 장비와 액세서리를 많이 들고 다녀야 하거든요. 제 백팩에는 늘 여분의 카메라와 렌즈가 들어있지만, 갖고 다니기만 할 뿐 쓰지는 않을 때가 많아요. 이렇게 짐이 많다 보니 부담도 심하고, 창의력을 제한받는다는 느낌도 듭니다.
그러다 깨달았어요. 핵심 가치에 더 집중하고 양보다 질을 우선시하며 가장 중요한 것을 선택하고 불필요한 것은 내려놓아야 한다는 사실을요. 정말 놀라운 깨달음이었죠! 이렇게 미니멀리스트 라이프스타일로 바꾼 덕분에 사진 촬영을 위한 창의력 면에서도 전에 없이 의욕이 샘솟게 되었습니다.
X-E4를 처음 잡아보자마자 이 카메라의 미니멀리즘 디자인과 수준 높은 개선 사항의 진가를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AF 속도가 빠르고 쓰기 편리한 명령 다이얼이 있으며, 이미지 화질도 훌륭한데 작고 눈에 잘 띄지 않는 크기라는 디자인 면에서의 장점까지 갖춰 매일같이 곁에 두고 쓰기 좋더군요. 더구나 X-E4는 콤팩트한 디자인이라 카메라 앞에 서야 하는 모델을 위축되게 하지 않아요. 덕분에 덩치 큰 카메라보다 훨씬 손쉽게 자연스러운 감정 표현을 유도할 수 있죠. 바꿔 말하면 X-E4는 사진가와 모델 사이의 경계를 없애는 데 유리하기도 하고, 사진가가 불필요한 주변 환경의 방해 없이 창의성에만 집중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그런데 X-E4의 장점은 여기서 그치는 게 아닙니다.
저는 새로운 영감을 찾을 때면 항상 카메라를 가지고 커피숍에 가서 몇 시간이나 시간을 보내며 임의의 순간을 포착해봅니다. 예를 들어 뜨거운 카푸치노 컵, 새로 들여온 커피 원두 로스팅에 집중한 바리스타의 중요한 순간, 해가 잘 드는 창가에 앉아 책을 읽는 이름 모를 손님 등이 모두 카메라에 담기죠. 하지만 커피숍이란 대개 조도가 낮고 아주 좁은 공간이라서 원하는 순간을 바로 포착하기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X-E4와 함께하니 어려울 것이 없더군요. 소형 디자인에 눈에 잘 띄지 않는 바디, 거기에 무음 전자 셔터와 최신형 센서 X-Trans CMOS 4까지 탑재되어 있거든요. 덕분에 주변 환경을 산만하게 하지 않고도 선명하고 수준 높은 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X-E4 & XF16mmF1.4 R WR
X-E4 & XF16mmF1.4 R WR
X-E4는 X-S10과 같은 최신 기능을 갖추고 있어 조도가 낮아도 빠르고 정확한 포커스를 실현하기 위한 요건에 완벽히 부합합니다. 자동 촬영 모드도 새로 생긴 데다 4K 영상이나 FHD 240fps로 녹화할 수도 있어요.후지필름만의 독보적인 필름 시뮬레이션 18종을 깜빡 잊고 언급하지 않는다면 큰일이죠. Classic Negative와 Eterna Bleach Bypass 같은 시뮬레이션 모드가 있는데요. 이런 필름 시뮬레이션을 사용하면 촬영 환경이 한층 향상되고, 편집에 너무 오래 시간을 들일 필요 없이 완벽한 SOOC 사진을 도출할 수 있습니다. X-E4의 개선 사항 중 가장 놀라웠던 것은 새로 생긴 180도 플립 스크린인데요. X-E 시리즈에서는 처음 접하는 요소로 셀피 촬영이나 친구들과 단체샷을 찍을 때도 참 좋고,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앵글로 촬영할 때도 아주 유용합니다.
X-E4의 눈에 잘 띄지 않는 섬세한 바디 디자인과 잘 어울리는 새 렌즈 XF27mmF2.8 R WR도 있습니다. 이 렌즈는 후지필름 사용자에게 일종의 전설로 남은 “팬케이크” 렌즈인데요. 전설적인 렌즈의 차세대 모델은 포커스 길이 27mm, 조리개 F2.8로(35mm 포맷에서 40mm와 동급) 아날로그 카메라 사용자가 특히 애용하는 사양입니다. 포커스 길이가 좀 “낯선” 편이지만, 그래도 XF27mmF2.8 R WR은 화각이 충분히 넓고, 그러면서도 정물이나 거리/다큐멘터리 사진을 촬영하기에도 적절한 근접 거리입니다. 제 생각에는 매일 가지고 다니기에도 좋고 X-E4와 함께 쓰기에도 좋은 것 같습니다.
X-E4 & XF27mmF2.8 R WR
X-E4 & XF27mmF2.8 R WR
X-E4 & XF56mmF1.2 R
X-E4 & XF56mmF1.2 R
X-E4의 어떤 면에 가장 마음이 끌리냐고 묻는다면?
여러 가지 새롭고 강력한 기능을 갖추었지만, X-E4는 여전히 아주 작고 섬세한 디자인을 고수했습니다. 제 안의 영감을 자극한 요소가 바로 그거죠. 게다가 이 카메라는 제 패션 스타일과도 아주 잘 어울려 매일 가지고 다니기에 손색이 없어요. 가장 중요한 것은 이렇게 눈에 잘 안 띄는 미니멀리즘 디자인의 X-E4 덕분에 단순한 삶으로 되돌아갈 의지를 얻었다는 점입니다. 요즘같이 바쁘게 돌아가는 디지털 생활 속에서도 사진의 핵심 가치는 카메라니까요. 순간과 추억, 그리고 감정 등을 통해 가장 솔직한 순간을 보전하는 매체 말입니다.
후지필름 X-E4는 제가 이 아름다운 삶을 매일같이 만들어나가고 즐기는 데 완벽한 동반자인 카메라입니다.
미니멀리즘의 걸작이죠.